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로지스틱스가 기업공개(IPO)를 계속 추진한다. 지분 매각과 IPO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자금 조달에 유리한 방안으로 최종 결정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달 4일까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다는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19일까지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한 차례 목표일을 연기한 바 있다.
회사 지분을 팔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IPO 계획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회사는 예정대로 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상장 수수료가 성공보수 개념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상장을 하지 않는다면 준비 과정에 드는 비용은 거의 없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그때 상장을 철회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 오히려 지분 매각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IPO를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예정대로 다음 달 4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할 계획"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상반기 내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지분매각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며 "IPO를 비롯해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방안 중 유리한 쪽으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입장에선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로 손에 쥐는 돈보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돈이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IPO를 계속 추진한다 해도 그룹 입장에선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두고 고민하던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룹 내 자금 수혈이 시급한 점을 감안해 코스닥행으로 확정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의 상장 가치를 25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이 맡았다.
현대로지스틱스 최대주주는 현대상선으로 47.67%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글로벌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24.36%를 보유한 2대주주다.